한국교회법학회 제28회 학술세미나…"종교문화 유산 존재, 보호 절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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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기독신문 기자 작성일2021-12-17 10:20본문
[경찰기독신문 = 정연수 기자] 한국교회법학회(대표회장 이정익 목사, 이사장 소강석 목사, 학회장 서헌제 교수) 제28회 학술세미나가 7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독교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과 법’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유럽(독일, 영국, 프랑스)에서의 문화유산 보호 법제를 살펴본 후, 우리나라의 현행 법제의 내용과 문제점, 입법의 필요성을 검토하는 시간과 함께 한국 근대문화형성에서 기독교의 영향으로 보급된 민주주의 정치제도와 자본주의 경제제도 등을 분석하면서 기독교가 근대 종교문화유산으로 남긴 것들이 무엇인지를 고찰하는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이 있었다.
먼저 제1주제로 ‘종교문화유산관계법에 대한 검토’를 제목으로 들고 나선 강봉석 교수(홍익대 법대)가 발제에 나섰다.
그는 유럽의 문화유산보호법 특히 독일의 경우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다고 보며, 독일 연방법으로 정한 문화재보호법과 각 주(州)의 법으로 정한 기념물보호법에 대해 살폈다.
강봉석 교수는 “우리나라 종교문화유산 중 특별법이 별도로 있는 불교(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나 유교(향교재산법) 외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의 종교 기반 문화유산도 다수 존재함에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입법은 없는 실정”이라며 “유독 불교나 유교에 기반한 문화유산들만 특별법에 의해 보호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그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종교문화 유산의 보호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한 것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며 기독교 유산이 다수인 독일 문화유산 법제도와 비교해 우리나라 법제도의 문제점을 살폈다.
이어 강 교수는 “독일의 문화재보호법의 경우, 교회 및 종교단체가 소유한 문화재에 관해 특수성을 고려해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고 서두하며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종교문화유산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재 위원 외에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우리나라 헌법은 9조에서 기본 원리로 문화국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우리 문화재보호법은 독일의 연방 문화재보호법과 주 기념물보호법 내용들이 종합적으로 규율돼 있다”며 “다만 문화재 반출 방지라는 세부적 문제의 규율에 대해선 독일에 비해 상세함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은 종교문화유산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고 지적한 뒤, “2021년 11월 현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지정문화재의 경우 총 12,719건이 있는데 그중에서 종교문화재는 4,000여 건이며 그중에서도 불교문화재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모든 종교문화유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종교문화유산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개진했다.
강 교수는 “문화재보호법은 종교문화 유산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적·보편적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문제는 불교 문화유산이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편중돼 보호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불교 외에 많은 다른 종교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쳐왔고 그로 인해 불교 외에도 많은 종교문화 유산이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보호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정교분리 원칙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데, 전통사찰법과 향교재산법을 통해 불교·유교만 특별하게 보호한다는 것은 다른 종교를 차별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며 “전통사찰이 민족문화유산의 일종이기에 보존·지원한다면, 기독교 교회 건물과 천주교 성당, 원불교 교당 등은 민족문화유산의 일종이 될 수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2주제로 ‘한국 근대문화 형성과 기독교’를 들고 나선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과)가 발제를 이었다.
이은선 교수는 “1884년 알렌이 북장로교 선교사로 입국해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기독교는 서양 근대문화가 조선에 들어오는 통로가 되어 근대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며 “병원을 통해 서양식 근대의료체계가 형성되고, 고등교육기관을 세워 근대 지식인들을 육성하는 등 선교사들이 세웠던 의료와 교육 기관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중요한 근대문화의 자산으로 남아 있고, 근대 문화유산으로서 소중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면서 한글 보급, 남녀 평등, 천민 해방 등에 기여했고, 당시 문화 상황을 고려하면서 전통 한옥 양식을 가미한 기역자(ㄱ) 형 교회들을 건축해 주체적 수용의 측면을 보이기도 했다”며 “물론 처음부터 서양식 교회 양식으로 건축된 교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사농공상의 차별적 직업의식을 타파하고 노동이 소중하다는 청교도적 직업윤리를 확립시켜, 기독교인들에 의한 실업교육이 시행되고 대학에서 관련 학문들이 교육됐다”며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기독교인들이 물산장려운동과 절제운동을 통한 경제실력 양성운동에 적극 가담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주주의 발전에는 서재필 중심의 독립신문 발간과 독립협회 활동을 통해 인민들을 각성시키고 천부인권 사상을 심어주면서 정치에 참여하도록 국민을 계몽하고자 했다”며 “협성회를 통한 연설회와 토론회를 통해 민주주의 훈련을 시켰고, 이는 만민공동회로 발전해 이승만·안창호 등이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승만은 의회 개설 운동에 적극 참여해 공화제 실현 의도를 가졌고, 안창호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 공립협회, 대한인국민회 등을 통해 공화제를 주창했다”며 “이러한 흐름들이 종합돼 1919년 3.1운동 후 임시정부가 수립될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가 제정될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발표 후 토론에는 명재진 교수(충남대)와 이영식 교수(총신대)가 각각 나섰다.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은 학회 이사인 박요셉 목사가 진행했다.
첫 번째 발제에 대한 논찬과 토론은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재진 교수가 맡았고, 두 번째 발제에 대해서는 총신대 신대원 이영식 교수가 이끌었다.
특히 명재진 교수는 “강 교수가 발표한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종교문화유산 보호법 제정에 찬성의견을 보낸다”면서 “불교문화 편중에 있는 현행 문화제보호법은 다양한 종교에 열려있지 못하고 편협하며 일제강점기의 문화재보호법으로 지금까지 크게 변화된 것이 었다”고 꼬집었다.
또 이영식 교수는 발표문을 요약하고 의의를 전하며 “오늘날 코로나 전염병 상황은 앞만보고 달려왔던 우리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게 했다”면서 “그런점에서 이번 연구와 발표는 시의적절하고 한국 기독교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역사교육과 아울러 현재와 미래발전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제시했다”고 찬사를 표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 학회장 서헌제 박사는 “우리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종교문화유산 중에는 불교나 유교 이외에도 기독교와 천주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에 기반한 근대 종교문화유산도 다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존·활용하기 위한 입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은 실정이다”며 “이번 학술세미나를 통해 근대 기독교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기독교계의 관심과 인식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하며, 조속한 시일내에 기독교를 포함한 다수 종교가 근대사에 남긴 종교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활용에 관한 입법이 진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한국교회법학회 학회지(연구재단등재후보지)인 ‘교회와 법’ 제8-2권에 게재될 예정이다.
정연수 기자 pcnor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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